박민지 포트폴리오

넓은 공간에서 플레이어의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하는 오픈월드 장르의 매력에 이끌려 게임 기획자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교내 게임개발 동아리에서 아트/프로그래밍 팀원과 협업해 다양한 게임을 출시했으며,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레벨을 제작해보며 게임 개발 역량을 쌓아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024 넥슨 대학생 게임잼 최우수상

3D 힐링 어드벤처 RIFA 기획

2인 협동 게임 레벨디자인 / UI기획

그 외 프로젝트 경험들

2024 넥슨 대학생 게임잼 최우수상

Pearl Rush


플레이 영상 ▼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진주를 얻고, 상대방의 진주를 뺏고, 당신의 진주를 지켜내세요!

2박 3일간 진행되는 넥슨 대학생 게임잼에 참여해, 당일 발표된 주제 '섬'에 맞춰 기획·제작한 게임입니다.
제한 시간 1분 동안 섬에서 더 많은 재화를 획득한 사람이 승리하는 2인 경쟁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더라도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있는, '경쟁'의 재미가 부각되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장르

2인 경쟁 아케이드 게임

팀 구성

기획 1 | 개발 2 | 아트 2
게임잼 당일 기획 구상안 PT로 팀빌딩 후 개발 시작

제작 기간

2024.07.10. - 2024.07.12. 2박 3일

기획 의도

01 '게임잼'의 특성을 고려한 짧은 플레이타임

✷ 직관적이고 빠르게 게임의 재미를 전부 보여주고자 의도
✷ 1분이라는 짧은 제한시간을 쪼개어 플레이 흐름을 설계

02 반복되지 않는 게임 플레이 흐름

✷ 초/중/후반의 리젠되는 아이템의 종류와 패턴을 구분
✷ 게임의 후반, 재화의 스폰량과 스폰 패턴 모두 증가

03 적절한 밸런스로 긴장감 유지

✷ 점수차가 너무 커서 승패가 미리 결정되지 않도록 유의
✷ 지고 있는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아이템 제공

세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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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2인 협동 어드벤처

Dream Pals

아이의 악몽을 멈추기 위해, 애착인형 오리와 반려동물 강아지가 꿈 속으로 뛰어든다!

교내 동아리에서 제작하던 2인 협동게임으로, UI 기획과 레벨디자인 기획을 담당했습니다.
타 기획 팀원들의 콘텐츠/시스템 기획에 맞춰 UI와 레벨을 설계하고,
Figma와 Unreal을 활용해 UI 프로토타입더미 레벨을 제작하여 실제 게임에 적용되었을 때의 상황까지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장르

2인 협동 3D 게임

팀 구성

기획 3 | 개발 4 | 아트 4 | 사운드 1
기획 중 UI / 레벨디자인 담당

제작 기간

2024.03. - 2024.09. (개발 무산)

기획 의도

01 두 명이 함께 작동시켜야 하는 기믹

✷ 기동성이 좋은 고양이와 무력이 강한 오리
✷ 각 캐릭터만 작동시킬 수 있는 기믹 有
- 한 명만 퍼즐에 치우치지 않는 일 없도록 조율

02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기믹 난이도

✷ 초반에는 직관적으로 해결 가능한 기믹
✷ 후반에는 여러 기믹을 동시에 응용 or 몬스터 추가

03 장난감 테마를 통한 몰입감 상승

✷ 고양이/오리가 아이의 악몽을 무찌르는 컨셉
✷ 장난감 블록, 몽당연필 등을 이용한 맵 디자인

세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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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힐링 어드벤처

RIFA

소개 영상 ▼

각종 재해와 수많은 변화로 인해 인간의 몸이 조각나버린 먼 미래의 지구.
눈 앞에 펼쳐진 세계를 탐험해보자!

교내 동아리에서 팀장·PM·기획으로 제작한 힐링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 팀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Steam 출시까지 마무리했습니다.
✷ 전반적인 컨셉을 구상하고 PC/NPC 대사 스크립트를 작성했습니다.

장르

3D 힐링 어드벤처

팀원 및 담당 업무

기획 3 | 개발 2 | 아트 3 | 사운드 1
팀장 겸 기획 전반 담당

제작 기간

2023.07. - 2024.02. 8개월

기획 의도

01 특색 있는 3가지 테마의 필드

✷ 필드를 탐험하는 것에 더해 필드 던전을 배치
✷ 어두운 숲, 폭포, 공중섬으로 크게 3번의 테마 전환
✷ 테마를 전환시켜 플레이 흐름을 환기

02 필드 아이템을 획득해 스킬 게이지 충전

✷ 필드에 놓인 수영 및 비행 스킬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음
✷ 스킬 에너지를 획득할수록 탐사 가능 범위 점차 증가
✷ 에너지를 찾기 위해 맵 전체를 탐사하게끔 유도

03 NPC 스크립트 및 컷신 활용

✷ 낯선 세계에 홀로 떨어진 주인공
✷ 비석에 적힌 글귀, 주변 인물과의 대화 등을 통해
세계를 이해해 가는 시놉시스

세부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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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현대미술학회 C.A.S

전시 《언피지컬 리듬》 기획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현대미술학회 전시기획팀 C.A.S 소속으로 전시 《언피지컬 리듬》을 기획·진행했습니다.
전시 실무 전반 및 큐레이팅과 더불어 전시 웹사이트 제작으로 참여했습니다.
전시는 2024년 1월, 아트스페이스 이색(서울 종로구)과 space mm(서울 중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23 홍익대학교 대학혁신지원사업 홍익챌린지 프로젝트

모바일 전시 애플리케이션 <모뎀 스페이스> 개발

'가상 공간에서의 전시 구축'을 주제로, 참여 작가 1인과 프로그래머를 구인해 진행한 2인 프로젝트입니다.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피에르 레비의 『디지털 시대의 가상현실』 등을 읽고 발제하며 전시 기조를 확립했고,
전시 기획부터 프로그래머/작가 섭외, 애플리케이션 제작, 리플렛/도록 디자인 등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GAME PROJECT

2023-2024년 2년간 진행했던 8개 프로젝트입니다.


3D 힐링 어드벤처 <RIFA>

교내 동아리 팀 개발 - 팀장 / PM / 기획

각종 재해와 변화로 인간의 몸이 조각나버린 먼 미래의 지구를 탐험해보세요!

2인 경쟁 아케이드 <Pearl Rush>

2024 넥슨 게임잼 최우수상 - 팀장 / 기획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 진주를 얻고, 상대방의 진주를 뺏고, 당신의 진주를 지켜내세요!

3D 2인 협동 게임 <Dream Pals>

교내 동아리 팀 개발 - UI 기획 / 레벨디자인

아이의 악몽을 멈추기 위해, 애착인형 오리와 반려동물 강아지가 꿈 속으로 뛰어든다!

2D 플랫포머 <캐치 메모리!>

교내 동아리 팀 개발 - 팀장 / 기획 / 레벨디자인

어느 날, 기억을 잃은 채 고양이가 되어 낯선 곳에서 깨어났다!

2D 잠입 게임 <착하게 살자>

교내 동아리 24시간 게임잼 - 기획

경비원의 눈을 피해 학교에 잠입하자!

모바일 전시 앱 <모뎀 스페이스>

홍익대학교 대학혁신지원사업 홍익챌린지 프로젝트 - 기획

당신은 한 전시관 내부에서 눈을 뜨게 됩니다.
당신을 안내하는 목소리를 따라 눈 앞에 펼쳐진 공간들을 돌아다녀 보세요.

피자 제작 타이쿤 <구해줘! 알바생>

교내 동아리 팀 개발 - UI 기획

죽느냐, 사느냐! 버티느냐, 관두느냐!
피자를 만들며 무사히 계약 기간을 버티세요!

아케이드 스피드런 <지각! 열차!>

교내 동아리 8시간 게임잼 - 기획

지하철의 수많은 인파를 피해 무사히 학교에 도착하세요!

박민지 CV

게이머로서, 게이머가 사랑할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건축물 건축공간론 스터디

건축학과 수업을 수강하며, 근현대 건축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유도하는지 공부하였습니다.
발스 온천, 빌라 사보아, 빌라 라 로셰, 쿤스트할


게임 리뷰

평소 블로그에 적은 좋아하는 게임들에 대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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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2017) 리뷰 #1

이미지 출처 - CEDEC 2017, "「ゼルダの伝説BotW」の完璧なゲーム世界は,任天堂の開発スタイルが変わったからこそ生まれた

게임에는 과연 플레이어의 선택과 자유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적기 시작한 글입니다.어떤 게임은 단지 플레이어가 qte 액션만을 반복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어떤 게임은 자유도가 높은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야숨이 플레이어들에게 '자유롭다'고 여겨지는 게임이 된 이유가 게슈탈트 심리학을 사용해 플레이어들의 심리를 전의식적으로 자극한 것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한편으로, 비디오 게임은 결국 게임 디자이너에 의해 창조된 규칙 내에서, 그래픽 툴로 시각화된 범주 내에서, 프로그래밍 된 코드 내에서만 동작하는 세계이다. 플레이어는 그 짜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마치 축구공을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는 규칙을 따르는 것처럼 게임에서 만들어진 합의를 적극적으로 따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축구와 같은 게임을 비디오 게임과 마냥 동일시할 수는 없다. 나는 축구공을 손으로 만질 수 있지만 만지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합의하지만, 비디오 게임에서는 합의 이전에 가능성이 먼저 봉쇄된다. 합의는 게임 제작진이 그들끼리 한다. 나는 합의된 세계에 합류할 뿐이다. 물론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받아 게임의 규칙이 수정되는 예외도 있으나, 그것은 몇몇 사례에 불과하다. 그 세계의 선택은 정말 의미있을까? 그리고 그 세계는 정말 우리에게 자유로울까? ...... 이야기의 방관자가 되는 것이 어떠한 매체를 더 아름답게 빚어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글의 첫 문단에서 말했듯, 나는 게임이 분명 허구만은 아닌 가상이라고 믿는다. 게임에는 분명 어떤 선택이 있고, '나'의 참여로 인해 분명하게 변화하는 세계가 있다. 디비휴의 선택은 결국 무용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그리고 그 게임의 이야기를 고려할 때 제작진이 그것을 의도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예시도 있다. 얼결에 퍼즐을 풀더라도 과정이 어떠하든 정답은 정답인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자유로움이 '용사가 공주를 구한다'라는 단순한 시나리오에 의해 결국 무의미한 것으로 치닫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즉, 디비휴처럼 수많은 결과가 우리를 기다리더라도 그게 무조건 '나'의 선택의 결과처럼 여겨지진 않지만, 그와 반대로 하나의 결말이 우릴 기다리더라도 어떤 게임은 자유롭게 느껴진다. 다시말해,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지의 개수나 결과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나의 능동성이 촉발되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게이머들은 그런 게임을 대개 '자유도가 높은' 게임으로 통용하곤 한다.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유도'란 다소 애매한 단어일 수 있다. 마츠나가 신지(교토대)가 개인 홈페이지에서 우에노 유우의 논문 「게임의 자유에 대해 : 행위의 창조자로서의 플레이어」에 대해 남긴 코멘트에서도 관련 논의를 찾아볼 수 있다. 마츠나가는 우에노가 '플레이어의 선택의 폭의 넓이'를 '자유도自由度'라고 부르며 그것이 게임에서의 자유와 유관한 것처럼 사용하고 있으나, 그것은 일본 지역의 속어일 뿐이지 특별한 논점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 게임들마다 디테일한 것은 물론 다를 것이지만, 나는 이 글에서 '자유도가 높다'고 통용되는 게임의 가장 대표격인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야숨을 플레이한 많은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분명 이걸 하려고 움직이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다른 곳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야숨의 하이랄은 그런 세계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사당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으나, 시야에 들어오는 수많은 흥미로운 것들이 우릴 잡아 이끌어, 우리는 의식하지도 못한 채 다른 것으로 이끌린다. 그 세계는 그렇게 우리가 선택인 줄도 모르게 어떤 것을 선택하게끔 유도한다. 그것은 단지 정해진 선택지 몇 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분명히 어느 곳으로 갈지 선택하고 또 그렇기에 움직이지만, 그 선택을 의식하지 못한 채 알 수 없는 어떤 미래로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래서 야숨의 하이랄은 (들뢰즈의) 가능태가 아닌, 영원히 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잠재태가 된다. 그래서 야숨의 하이랄은 자유롭다. 단지 짬뽕을 먹냐 짜장을 먹냐 그런 선택이 아니라, 내가 자유롭다는 착각에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할 만큼의 선택이 있다. 물론 나중에 우리는 '저것이 이렇게 놓여 있기 때문에' 혹은 '삼각형의 법칙 그런 것 때문에' '내가 이렇게 유도된 거구나'하고 알지만, 그건 결국 이끌리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부차적인 지각이다.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2017) 리뷰 #2

이미지 출처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인게임 스크린샷

야숨의 오프닝 신과 엔딩 신이 주는 감동과, 그 시작과 끝을 매개하는 야숨만의 플레이 경험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야숨의 오프닝 신이 야숨을 상징하는 하나의 장면이 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야숨의 단순한 엔딩이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야숨 플레이에서의 자유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 이처럼 야숨은 선형적인 진행이 대두되는 여타 비디오 게임과 차별화된다. 뛰어난 그래픽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 영화적인 컷신으로 비디오 게임의 정수 중 하나로 꼽히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2013)'가 쟁취하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야숨은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나'의 개별성을 분명히 인지시키는 야숨의 특성은 내러티브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플레이어는 백 여년 전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찾아가며 야숨의 시나리오를 퍼즐 조각 맞추듯 확인할 수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것이다. 플레이어는 기억을 하나도 되찾지 않고 젤다를 구해 엔딩을 볼 수 있고, 모든 기억을 되찾고 젤다를 구해 엔딩을 볼 수도 있다. 즉 플레이어들마다 인식하는 젤다는 다르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 전지적 시점으로 플레이어를 관조하는-어쩌면 제작진의 모습을 투영한-젤다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용사가 공주를 구한다는 것은 이미 주어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용사-'나'가 어떻게 공주를 구할 것인가, 그것을 채워가는 게임의 플레이 과정이다. 야숨은 플레이어가 게임의 스토리를 확인하는 것까지도 플레이어의 자유에 맡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야숨의 이야기는 그 게임을 플레이한 플레이어 모두에게 다르게 다가온다.그리고 모든 플레이어의 게임의 끝에 결국 모든 젤다는 구해진다. 그리고 너를 믿고 있었다는 전형적인 대사를 내뱉는다. 플레이어가 원하던 대로 움직이던 링크는 결국 엔딩 컷신에서 플레이어의 손을 떠난다. 우린 단지 그걸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젤다의 자유도는 결국 게임의 말미에 무용한 것으로 회귀되는 것이 아닌가? 다른 여타 위장된 상호작용성의 게임과 뭐가 얼마나 다른 것인가? 자유로운 진행을 중시한 탓인지, 야숨의 마지막 전투는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에겐 허무하기까지 할 만큼 쉽다. 모든 전투가 끝나고 나면, 이 이야기는 '눈을 뜨세요'만큼이나 진부한 대사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엔딩 신의 가장 마지막. 플레이어가 구해낸 젤다는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의 렌즈-정면을 분명히 바라보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를 기억하시나요?' ...


페르소나 5 더 로얄 (2017) 리뷰

'페르소나 5 더 로얄'에서, 악인을 '개심'시키기 위해 상대 마음 속 던전에 침입해 보물을 훔쳐낸다는 시나리오는 사실 무의미한 것처럼 보입니다. 게임의 말미에서 계속 '이세계같은 건 이제 없어'라고 반복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일 터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개심'은 단지 게임의 오락만을 위한 것이었을까요?현실에서는 결코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개심시킬 수 없겠지만, 저는 페르소나 5에서의 '개심'은 분명히 이 게임의 플레이어들에게(그리고 게임 속 인물들에게) 필요했던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 그러니까 조금 낯간지러워도 ‘나도 그래’라는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었던 건. 정말 힘들었던 과거도 결국 내 인생이라는 말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 버린 이상 더이상 나 자신에게 거짓말은 할 수 없다는 마음도, 결승선이 없더라도 전력으로 달려야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도, 정말이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페르소나 5에서 팰리스와 메멘토스의 던전 공략과 전투를 통해 타인을 '개심'시키는 것은, 게임의 마지막에서 과할 만큼이나 반복해 말하는 것처럼, 현실에서는 결국 불가능한 일이다. 이 게임을 플레이한 끝에 플레이어들은 그걸 모두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괴도단의 그 모든 행동이 무의미했을까?'내 현실에 맞서는 것은 특별한 힘이나 이세계가 없더라도 가능한 것이다'는 타카마키 안의 대사가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이유는, 그전까지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은 물론 게임 속 인물들조차 그런 식의 '개심'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걸 좇기 때문에 그것이 가치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깨달을 수 있는 이유는, 팰리스를 공략한다는 방식으로, 바깥의 것들을 다 치워놓고 진짜가 뭔지 들여다볼 수 있었기 때문에서야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현실과 구분된 것(어쩌면 '게임' 그 자체라는 것)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것이 절대 현실과 분리될 수 없는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페르소나는 특별한 힘으로 현실의 싫은 것들을 모두 없애버리는 말도 안 되는 가정에서 시작한 게임이지만, 결국 시작이 그랬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역설적으로 이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게 된다. ...


역전재판 시리즈 1~6 리뷰

... 역전재판은 사실 1편의 시작부터 아야사토 치히로라는 나루호도의 스승을 죽이고 시작하는 도파민 게임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 인물의 죽음은 역전재판 1-3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전반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지만, 역재는 밝고 웃긴 게임을 표방하기 때문에, 이 죽음에 의해 진지하게 캐릭터들이 고통스러워하진 않는다. 그리고 사실 그 부분이 역재 3을 플레이하기 전까지 내게 남아있었던 찜찜함이기도 하다. 치히로의 죽음은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 그렇게 계속해서 어물쩡한 애도로? 영매라는 비현실의 접목으로? 죽었지만 영매로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아쉽고 슬프지만 괜찮아 와하하~ 하는 식으로?죽었던 이는 돌아올 수 없고 슬픈 과거는 영영 변하지 않는다. 회귀물이 아무리 유행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어떤 상실도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상실과 이별로부터 출발한 이야기가 마냥 슬픔을 덮어버리는 방식으로, 과거를 지우고 교정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터무니없는 외면으로 끝맺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재 제작진도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스승을 잃은 나루호도와 언니를 잃은 마요이, 연인을 잃은 고도에게, 치히로의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결국 역전재판3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거다. 고도가 연인을, 마요이가 언니를, 나루호도가 스승을 잃은 것처럼. 우리 삶에 고통이 부닥칠 때 우리는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결론적으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그중에서도 변호사란 어떤 존재인가?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해 역전재판이 제시하는 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외면하지 않은 채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하고 결국에는 그래야 한다는 것. 인간은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타자를 위할 수 있고, 변호사란 항상 그 가치를 시험받는 존재지만 그렇기에 가장 인간적일 수 있으므로, 그런 마음이 때로는 부딪히고 끊기더라도 반드시 되살아날 것을 잊지 말 것. 역전재판 3은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


원신 (2020) 리뷰

최근 원신을 플레이하고 있다. 원신은 정말 아주 잘 만든 오픈월드 게임이다. 맵의 밀도도 기획의도도 설계도 부족한, 어딘가 야숨의 향이 진하게 나는 초반 지역 몬드를 지나서부터 그 진가가 드러난다. 몬드-리월-(드래곤스파인)-이나즈마-수메르-폰타인이라는 맵의 업뎃 순서를 생각해봤을 때, 비교적 후반에 설계된 수메르와 폰타인에서의 플레이 경험은 젤다에서 가능했던 플레이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스위치라는 기기에서는 결코 실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원신의 광활한 맵은 z축으로도 끝없이 확장된다. 이를테면 리월에서는 침옥협곡을 비롯한 협곡지형으로, 수메르에서는 수풀과 동굴로, 폰타인에서는 지상만큼이나 밀도있고 개성있는 해저지역으로, z축이 +- 모든 방향으로 확장된다. 그 다양한 기믹과 넓고 아름다운 맵은, '원신이 정말 젤다를 뛰어넘었... 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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